[여성소비자신문] 이영휘 회장 “여성의 경제활동 위해 동등한 인식 필요해...편견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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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PW KOREA 댓글 0건 조회 2,626회 작성일 2021-07-07본문
BPW한국연맹 이영휘 회장 “여성의 경제활동 위해 동등한 인식 필요해...편견 해소해야”
“‘돌봄노동은 여성만의 것’이란 인식이 경력단절 만든다...편견 때문에 고위직 진입률 낮아”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코로나19와 여성고용: 팬데믹 vs 일반적인 경기침체 비교를 중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이후 1년간 여성 고용률이 남성 고용률보다 0.9%p 더 하락했다. 실업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1.7%p 더 상승했고, 취업자 수 감소분도 여성이 남성보다 높았다. 특히 여성 취업자 수 감소분에 대한 기혼여성 기여율은 95.4%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엔 어땠을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9년 한국의 30~40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 각각 60%, 57.8%로 OECD 37개국 중 33위·31위에 불과했다.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지수는 OECD 33개국 중 32위를 기록했으며 특히 미성년 자녀를 둔 여성들의 경제활동에 참여 비율이 낮았다. 이유로는 ‘육아·가사 부담’이 가장 많이 꼽혔다. 또 GDP 대비 모성보호 관련 공공 지출 비중은 0.4%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G5 평균(1.5%)의 3분의 1 수준인 반면 성별 임금 격차는 32.5%로 G5 평균(17%)의 약 2배에 달했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사회적 인식 개선 및 정책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일선의 여성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는 크지 않다는 의미다. 이 가운데 여성소비자신문이 전문직여성한국연맹(이하 BPW한국연맹) 이영휘 회장과 만나 현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회장님의 약력 및 프로필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저는 현재 인하대 간호학과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한국간호과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지역사회 쪽에서는 인천 시청의 정책 등에 관여하고 있다. 가장 관련이 깊은 분야는 육아와 여성일자리 창출 등이다. 학교와 연계해서는 2000년도부터 치매센터를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다. 국가 치매 위원으로 위촉돼서 활동하기도 했다. 여성단체 일은 2006년도에 인하대 동료 교수님이 퇴직하시며 BPW인천클럽을 창설하실 때 총무를 맡았던 게 인연이 되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 인천클럽에서 부회장, 회장직을 맡았었고 한국 연맹 회장까지 역임하게 됐다. 학문이 간호학이다 보니 여성과 관련이 있었고. BPW와 인연을 맺으면서 본격적으로 여성계에서 활동하게 됐다.”
-2019년부터 27대 BPW한국연맹 회장을 역임해오고 계신다. 그간 중점적으로 추진하신 사업이 있다면.
“현세대, 제 세대보다는 차세대 여성들이 어떻게 해야 잘 성장해서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 온전한 양성평등을 이룰 것인가, 그들을 어떻게 이끌 것인가에 포커스를 두고 차세대 여성리더 육성사업, 멘토링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는데, 예전에는 여학생만 대상으로 했다면 이제는 남학생을 대상으로 함께 멘토링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변화로 꼽을 수 있겠다. 한국연맹이 오랫동안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는데 이번에 그 성과를 인정받아 BPW세계대회에서 공로상을 수상하는 일이 있었다.
작년에는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기업에서의 이사회 진입 등 유리천장을 해소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고민했다. 여성변호사회가 국회에서 진행한 세미나도 참석했는데, 이사회를 한 성으로 구성할 수 없도록 법안으로 정해진 것이 작은 성과라고 생각한다.
이 외에 연맹이 역점으로 진행하는 이퀄페이데이 사업이 있다. BPW한국연맹은 지난 2011년 이퀄페이데이(Equal Pay Day) 캠페인을 국내 최초로 전개한 바 있다. 현재 세계연맹과 연계해서 ‘여성의 지위 향상과 권익향상’이라는 타이틀로 진행 중이다. 이퀄페이데이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같은 일을 하는데 같은 임금을 못 받는다’는 것도 있지만 ‘여성들이 남성들과 같은 에너지를 쏟아 일하는데도 고위직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높은 임금을 받는 고위직은 대부분 남성이고, 여성들은 경력단절이나 조기퇴직으로 인해 하위직 저임금 층이 두껍다는 것이다. ‘고위직에 올라가 있는 여성이 적으니 전체 임금 갭도 커진다, 여성이 고위직에 올라갈 수 있도록 해서 전체 갭을 줄이게 해달라’는 게 저희의 주장이다.
OECD국가의 남성과 여성 간 임금 격차 순위를 볼 때 한국은 일본과 누가 더 꼴등인지를 다투는 수준이다. 지금 그나마 2011년 38.8%에서 2019년 32.5%로 조금 좁혀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격차가 크다. 여성에 대해 갖는 편견을 없애고 여성의 능력을 공정히 평가해 기업 이사회 성비를 50:50으로 맞추려는 노력을 어느 정도는 해야 하지 않겠나. 남성들은 준비도 안 됐는데 어떻게 성비를 맞추겠느냐고 하실 테지만 그래도 그런 과정들이 있어야 어느 정도의 동등함이 갖춰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발병 이후 취업률·실업률·고용률 등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남성 근로자들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비스업·여행숙박업·도소매업 등 업종 근로자 중 여성 비율이 52.6%로 남성보다 높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여성 인력의 비필수직 업종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나.
“돌봄 노동이 여성의 책무가 되어있는 것이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한다. 예전에 관련 보고서를 본 적이 있는데, 남성들의 경우 건강상의 이유나 창업 등 다양한 일신상의 이유로 퇴직을 하지만 여성 들은 거의 대부분이 아이 양육이나 부모님을 돌보기 위해 퇴직한다는 내용이었다. 돌봄 노동을 여성이 전담해야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퇴사하지만 재취업의 길은 막혀있고, 그렇다 보니 대학을 졸업해 전문성을 가지고 자신의 길을 가던 여성이 재취업을 할 때는 슈퍼마켓의 점원으로 가게 되는 것이다. 즉 여성 직군이 비정규직과 서비스직으로 몰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돌봄 및 가사노동으로 인한 경력단절 때문이라고 본다.
또 지난번 BPW동아시아 콘퍼런스에서 다뤘던 주제가 ‘무의식적인 편견’이었는데, 당시 제가 준비했던 내용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여성에 대한 감정적 편견, 인지적 편견, 행동적 편견 등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나 남성이 여성보다 이성적이라고 인식하는 것, 어떤 단체의 회장은 남성이 맡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남성에 표를 던지는 등의 일을 예로 들 수 있다. 특히 기성세대가 자라나는 세대에 이런 편견을 답습시키고 있는데, 이같은 무의식적 편견을 없애고 여성들이 취업이나 승진 등에 동일한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
동작여성인력개발센터의 경우 예산을 받기 때문에 취업률 실적을 올리는 것이 중요함에도 여성 취업을 연결할 때 사무직이나 정규직으로 보내도록 하고 있다. 여성 구직자를 가사도우미로 보내면 취업 연계가 쉽지만 이 같은 것을 지양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적으로도 이러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60%로 OECD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의 성격차지수(GGI), PwC의 여성 경제활동 지수도 평가대상국 중 최하위 권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과 의사결정기구에서의 여성 비율을 높이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나.
"정치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본다. 우리나라는 여성 국회의원 비율이 조금 올라가고 있어도 아직 부족한 수준이라고 평가되는데, 더 심각한 문제는 지자체 선거다. 내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있지 않나. 지자체는 살림살이와 직결되어있기 때문에 사실 여성의 참여가 늘어야 함에도 현재 여성 후보가 전무한 상황이다. 정치 참여가 있어야 정책적 변화가 있고, 그래야 여성의 경제 참여가 늘어날 것이다.
저도 일하고 있는 딸이 있는데, 얼마 전에 딸에게서‘엄마 월급을 어느 정도나 받으시느냐, 그 월급만큼을 제가 드리고 아이를 봐주시면 안 되겠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런 이야기를 할 정도로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의 육아를 돕는 사회적인 서포트가 미비하다는 것이다. 이런 것들을 해결할 방안이 정책적으로 입안이 되려면 여성들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 것 아니겠나.
한편 저는 육아 정책에 관여를 하다 보니 관련된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데, 토마스 맬서스가 인구론을 주장할 당시 그의 논리는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그렇지 않으니 산아제한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기술 발전이 식량 공급 문제를 해결한 반면 국가의 존속을 위해 국민이 필요한 수준이 되지 않았나. 출산율을 위해서는 우선 여성의 육아와 출산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외에 미래 세대들이 사람의 노동력이 로봇에 의해 대체되는 사회에 산다면, 앞으로 태어나는 아이들을 잘 기르기 위해 사회가 출산의 주체인 여성을 어떻게 도울 것인지를 보다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간 회장님께서 전문직 여성으로서 쌓아 오신 경험에 비추어 현재 일선에 있는 후배 여성들에게 미래 비전에 대해 조언을 해 주신다면.
"흔히 여성은 문학적, 감정적이고 남성은 논리적, 문제해결적이라는 틀이 있지 않나. 그런 틀을 깨고 스스로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것은 남성, 이것은 여성의 일이라고 구분 짓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차근차근히 해 나가면 된다.
제 나이대에 직업을 갖지 못하고 평생을 살아온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여성이 경제력을 갖는 것이 남편과 동등한 입장에 서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성 리더육성사업을 위해 대학생 멘토링을 할 때도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matics)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동안 여성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문과 계열 학문을 많이 선택했지만 점차 취업뿐 아니라 창업에도 이공계열 지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니 그러한 도전을 하기를 바란다."
한편 BPW(Business & Professional Women)한국연맹은 외교통상부 소속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1968년 부산클럽 창립 이후 서울, 북부산, 대구클럽이 창립되면서 시작됐다. 1930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창립된 이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단체로 꼽히는 BPW세계연맹에 1969년 9월 정회원으로 가입, 1970년 2월 10일 ‘한국연맹’으로 정식출범했다. 현재 전국 20개의 로컬클럽에 2천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뉴스 바로가기 http://www.wsobi.com/news/articleView.html?idxno=126586
※ 기사의 내용 중 아래 내용을 바로잡습니다.
여성변호사회와 국회에서 관련 세미나도 진행했는데→ 여성변호사회가 국회에서 진행한 세미나도 참석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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