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디어 뉴스 룸에서의 여성 - 한태숙 국제관계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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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BPW KOREA 댓글 0건 조회 1,986회 작성일 2022-04-26본문
<여성지 QUEEN 5월호_슈가한의 글로벌 트렌드>
"최고 편집자 여성 비율, 영국 미국 40% vs. 한국 13%"
미디어 뉴스 룸에서의 여성
한태숙 (한마콤 대표, 호텔관광경영학 박사, BPW한국연맹 국제관계위원장)
얼마 전에 독일 출신의 미국 선교사로 한국 최초의 ‘간호 선교사’로 파견되었던 엘리자베스 쉐핑 ( 한국 이름 서서평, 1880 – 1934) 씨에 대한 이야기를 우연히 읽었다. 1921년에 말을 타고 전라도 일대를 한 달여간 순회하면서 500여 명의 여성을 만났는데, 이름을 가진 여성은 열 명뿐이었다고 한다. “큰 년이,” “작은 년이,” “개똥 어멈”이라 불려서 이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글을 가르쳐 주는 것이 큰 기쁨이었다고 한다. 당시 조선의 상황은 가난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전염병으로 병자가 넘쳐나던 시절이라 한다. 현재의 우리들은 전 세계 어느 곳이나 여행하고, 운전하고, 전화할 수 있다. 몇 년 후면 드론 택시를 타고 서울을 날아다닐 수 있다고 하는데, 100년 전만 해도 여성의 2%만 이름이 있었다고 하니 놀랍다. 풍족한 시대,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게 해준 조상들에게 여간 감사한 일이 아니다.
감사를 하면서도 조금 더 나아가고 싶은 욕심을 담아보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경제 경쟁력이 2021년에 전 세계 10위권에 도달했다. 한국 전쟁을 겪으면서 폐허 속에서 우리는 일어섰고 짧은 시간에 경제 대국을 이룬 것이다. “강남 스타일”에 이어서 BTS의 음악, 영화 “기생충,” “미나리,” 등으로 K-팝과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리라 누가 알았겠는가. 이제는 조금씩 여성에 대한 시각도 긍정적으로 변해서 더 많은 인재가 활동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우리들의 생각을 바꾸는 데는 미디어의 힘이 크다. 대부분의 사람은 매일 TV, 신문, 라디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네이버, 다움 등 다양한 미디어를 본다. 미디어를 보면서 자신도 모르게 고정 관념이 생기고, 생각하는 것, 믿는 것, 행동하는 것 등을 형성한다.
최근 로이터 연구소와 옥스퍼드 대학은 공동으로 5개 대륙에 있는 12개 시장 (홍콩, 일본, 한국, 핀란드, 독일, 스페인, 영국, 멕시코, 미국, 브라질 등)의 240여 개의 주요 미디어의 최고 편집자에 대한 성별 분석을 매년 연구하여 발표한다. 주요 뉴스가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여 매년 전 세계 최고 편집자에 대한 성평등 발전을 추적하는 조사를 실시하는 것이다. 12개 시장의 상위 10개 온라인 뉴스 매체와 10개 상위 오프라인 뉴스 매체를 골라 조사하는데, 전체 언론인 중에서 여성 비율은 약 40%였으며, 최고 편집자는 21%만이 여성이다. 스페인, 영국, 미국에는 최고 편집자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한국은 2021년에 15%였고 2022년에는 13%이다. 뉴스 미디어에서 최고 편집 위치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권력과 영향력을 가지며, 청중이 저널리즘을 보는 방식에 크게 영향을 준다.
전문직여성(BPW)한국연맹에서 활동하고 있는 TBN 한국교통방송의 이지영 팀장은 미디어,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능력 있는 여성 CEO는 사회적, 가정적으로 실패한 모습으로 남성은 전문직이나 경제적으로 상위계층의 설정으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인기를 얻은 드라마에서도 남성 주인공은 기업의 대표, 여성 주인공은 일반직원으로 설정되었다. 이와 함께 보도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브라운관에 보이는 진행자의 위치가 왼쪽에는 남성 진행자 오른쪽에는 여성 진행자가 배치되어 마치 남성이 선임이라는 느낌을 준다
젠더 정치연구소 여.세.연은 20대 대선이 끝난 이후 2022년 대선 당일 4개 방송사 TV와 라디오 개표 방송에 대해서 분석했다. 방송을 진행하는 여성 비율은 42.9%였는데 반해 패널에서는 17.3%였으며, 패널에 참여한 정당 소속 정치인 31명 중 여성은 5명에 불과하였다. 4개 방송사 진행자 중에서 KBS는 여성 비율이 56.9%, JTBC는 43.2%, MBC와 SBS는 30%를 차지했으나, 남성 진행자는 주도권을 잡고 여성은 보조하는 진행 형식이 강했다. 일부 여성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있듯이 여성에게도 더 많은 진행의 기회와 권한이 주어지기를 바란다. 이번 대선에서는 “이대남”이 부각되고, 여가부 폐지 등과 같은 이슈가 나왔으나, 투표를 통해 여성들이 의견을 표현하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내세운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여성이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지 않으면 아무도 도와주지 않으므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케이스라 하겠다.
우리나라는 2019년 기준 한국의 여성 관리자 비율은 15.4%로 OECD 38개국 중 34위로 통계청은 “남성 중심적 의사결정 구조하에서 한국 여성은 정치, 행정, 공공 및 민간기업의 의사결정 영역에서 대표성이 낮고, 이는 사회적 삶 전반에서 여성의 영향력을 위축시킨다”라고 하였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와 같은 논리로, 훈련된 여성이 많지 않기 때문에 중요한 역할을 맡길 수 없다는 주장과 중요한 역할을 여성에게 주지 않기 때문에 훈련할 기회가 없다는 주장을 서로 하게 된다. 미국이나 북유럽 국가의 경우 중요한 결정을 하는 자리에 여성이 많이 올라가서 능력을 발휘하듯이 우리나라의 여성도 본인 노력은 물론, 성장할 기회가 예전보다는 좀 더 빠른 속도로 많기를 기대해 본다. 그런 면에서 Queen의 전재성 발행인은 여성 기자 출신으로 여성 CEO가 된 점에 대해서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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